저에게는 2008년부터 이어온 사이트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 주소는 www.soul-aiwork.com/soul입니다.
HTML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18년의 변천사
시작은 2008년, 순수 HTML로 만든 개인 포트폴리오였습니다.
그 다음엔 플래시(Flash)로 만든 사이트였습니다. 당시엔 그게 최신이었죠. 인트로 애니메이션이 돌아가고, 메뉴를 누르면 화면이 부드럽게 전환되는 걸 보면서 뿌듯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플래시가 저물면서 반응형 홈페이지로 넘어갔습니다. PC로 보든 모바일로 보든 깨지지 않는 화면을 만드는 게 그때는 큰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버전에 이르렀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 버전들을 하나도 남겨두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HTML 시절의 화면도, 플래시로 만들었던 인트로도, 지금은 스크린샷 한 장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갈아엎다 보니, 제 작업의 역사를 보여줄 기록 자체가 사라진 셈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 일도 사이트만큼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웹디자인과 콘텐츠 제작을 넘어, 지금은 AI를 활용해 사업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만들고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은 계속 바뀌는데, 사이트를 새로 손보려면 늘 시간이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리뉴얼 한 번 하려면 빠르면 열흘, 보통은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페이지 구조를 다시 짜고, 콘텐츠를 정리하고, 디자인을 맞추고, 필요하면 개발자에게 기능을 따로 요청해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또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AI와 함께 사이트를 다시 정리하면서, 예전 같으면 열흘에서 한 달까지 걸렸을 리뉴얼 작업을 하루 만에 마쳤습니다.
1. 기존 HTML 디자인 페이지를 게시판으로 바꿨습니다 — 개발자 없이
기존에 만들어두었던 HTML 페이지에 게시판 기능이 필요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게시판 솔루션부터 찾아보고, 기존 디자인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고, 필요하면 개발자에게 따로 맡겨야 했을 일입니다.
이번에는 AI에게 원하는 게시판의 형태와 필요한 기능을 설명하고 함께 작업했습니다. 별도 솔루션 계약 없이, 기존 사이트의 구조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게시판 기능만 얹었습니다. 개발자의 도움은 필요 없었습니다.
물론 "게시판 만들어줘" 한마디로 모든 게 알아서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정보를 보여줄지, 방문자가 어떻게 이용할지는 제가 정했고, AI가 만든 결과를 확인하며 원하는 방향과 다른 부분은 다시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도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기능이 실제 화면으로 구현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았습니다.
2. 메인 도메인 접속을 리다이렉트로 정리했습니다
18년 치 흔적이 남아있는 사이트다 보니, 도메인 루트(soul-aiwork.com)로 접속하면 예전 포트폴리오 구조가 뜨고, 정작 지금 쓰는 최신 버전은 /soul/ 하위 폴더에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걸 방문자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특정 페이지들을 리다이렉트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는데, 로그인이나 글쓰기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시 리다이렉트가 걸리는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페이지가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예외 목록도 계속 늘어나야 하는 구조였던 겁니다.
그래서 접근 방식을 뒤집었습니다. "이 페이지들은 리다이렉트 하지 마라"가 아니라, **"도메인 루트로 딱 들어왔을 때만 리다이렉트해라"**로요. 원래 원했던 건 딱 하나, 도메인만 쳤을 때 최신 버전(/soul/)으로 연결되는 것뿐이었으니까요.
<?php
$g5_current_uri = strtok($_SERVER['REQUEST_URI'], '?');
if ($g5_current_uri == '/' || $g5_current_uri == '/index.php') { ?>
<meta http-equiv="refresh" content="0; url=/soul/">
<?php } ?>
이렇게 바꾸고 나니 관리자 로그인, 글쓰기, 게시판 등 나머지 페이지는 전혀 건드리지 않으면서, 도메인만 입력했을 때는 정확히 최신 버전으로 연결되도록 정리됐습니다.
제가 한 일은 코딩이 아니라 '판단'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제가 코드를 한 줄 한 줄 직접 짠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런 판단을 계속 내렸습니다.
"이 페이지는 게시판이 필요하다." "게시판은 기존 사이트 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도메인 접속은 무조건 최신 버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페이지가 늘어나도 리다이렉트 로직이 다시 깨지면 안 된다."
방향을 설명하면 AI가 구현 방법을 제안하고 코드를 작성했습니다. 저는 결과를 확인하고 다시 수정 방향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하루 만에 사이트를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이걸 "AI가 사이트를 만들어줬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방향을 정하고 AI가 실행을 돕는 협업에 가깝습니다. AI가 코드를 빠르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어떤 사이트를 만들 것인지, 방문자에게 무엇을 먼저 보여줄 것인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하는 몫이었습니다.
18년을 미뤘던 일이 하루 만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8년 HTML에서 시작해 플래시, 반응형을 거쳐 지금에 이르는 동안, 저는 그 버전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채 계속 갈아엎어왔습니다. 그리고 리뉴얼이 필요할 때마다 열흘에서 한 달의 시간과 비용을 걱정하며 미뤄왔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건, 그 장벽이 이미 많이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예전엔 개발 견적부터 알아봐야 했던 일을, 이제는 먼저 직접 만들어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AI가 있다고 해서 기획과 검수까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된 만큼,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능력과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혹시 오래 방치한 사이트가 계속 마음에 걸리지만, 새로 만들자니 시간과 비용부터 걱정된다면 — 통째로 다시 만들기 전에, 지금 사이트에서 무엇을 살릴 수 있고 무엇부터 손봐야 하는지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